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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O’rourke와 오이 2kg

myghvst1870 2024. 12. 1. 22:26

그 기분을 아니?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고리를 끊고 숨고 싶은 기분….too bed(침대에누워있다는언어유희)
카톡도 며칠 지우고 조용히 나를 돌아보면서 이틀 전에 시킨 오이 2kg를 씹어먹으며 지낸 주말.
이유는 묻지마라.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듯이 인간관계니까..
아무도 날 찾지 않으니 너무 평온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카카오톡을 삭제하면 연동되었던 카카오페이도 사용이 안되는 사실을 모르는 채.
목적지를 한참 지나친 버스에서 휘청거리며 기사의 눈총을 견디어 어떻게든 현금을 충전해내려는 나의 하루는.
오랜만에 무기력함을 절절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나는 카드 한장 없는 부랑자인가.
클럽에 맡겨둔 술은 많아도 편의점에서 담배 한갑을 못사는 과학기술의 탕아. 1984의 줄리아, 멋진 신세계의 존.
내 아버지는 실수요 어머니는 망신이다.
물론 구라다. 우리 어머니는 박정애다.
상황이 진정되고 아우들에게 진심으로 얘기했다.
실수해도 사과 절대 안해ㅅㅂ
난 그런 협잡배인가. 짐 오루크의 유레카 앨범 자켓같은 놈인가.
불량배보다 불량하지 않고, 난봉꾼보다 매혹적이지 않으며
모사꾼보다 영리하지 못한 나는. 아류들에게선 멸시를, 일류들에게선 무시를 받는다.

오이를 먹는다. 선물 받은 술들은 전부 넘긴지 오래고 오늘 타온 약과 소주를 먹는다. 오이 맛이 나서 좋다.
물론 약은 내과 약이다. 유행이 바뀐거 같아서 정신병을 좀 숨겨야겠다.
보코더 소리가 스피커 스탠드 대신에 내 책상을 타고 전해져 온다.
간질간질. 내가 20대 후반이 되면 책상 밑에 누구 하나 들어가 있을거라 꿈꿨는데, 그냥 발가벗은 아저씨와 토끼를 화면에 띄워놓고 온몸으로 감동하다니.
열 여덟살의 나야.
사과 절대 안해 ㅅㅂ

Jim O’Rourke의 Eureka 였다.
오늘도 하루 죽어가느라 고생했다 너네
그럼 이만요.
20241201